성탄절 연휴를 맞이하여 <마지막 황태자>의 1권인 <못생긴 엄상궁의 천하>을 읽었다. 양정의숙과 불가분 관계에 있으면서 막강한 후원자로 알려진 엄황귀비를 엄상궁으로 비하한 제목만 보고 매우 불쾌한 마음으로 그냥 지나치려 했으나 과연 작가는 엄황귀비를 어떻게 이해하고 표현했는지가 궁금하여 마음을 고쳐먹고 책을 구매하였다. 작가 송우혜 씨는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한국문학 신인상, 삼성문예상을 휩쓴 소설가이면서 예리한 칼럼니스트로 알려져 있지만, 내 자신은 <청산리전투와 홍범도 장군>, <북간도 대한국민회의 조직형태에 관한 연구>, <대한독립선언서>, <잊혀진 독립투사 안정근의 생애>와 같은 학술논문을 읽으면서 그 명성을 익히 알고 한번 만나보고 싶었던 작가였다. 안중근 의사가 이등박문을 사살하고 여순감옥에 갇히자 친동생인 안정근은 양정의숙 2학년을 중퇴하고 형님의 옥바라지를 하였다. 그 후 안중근 의사와 자신의 가솔들을 이끌고 만주로 이주하여 항일운동에 뛰어들었다. 양정의숙연구회를 이끌면서 안정근 대선배의 존재를 알게 되었으나 학교에는 아무런 자료가 없었고 어느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을 때였지만 작가는 이미 안정근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논문형태로 발표하였다. 양정인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부터 양정의 역사를 찾아 내야하는 현실이 부끄러웠다.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느낀 점은 작가는 역사적 사실을 매우 중요시 하였다는 점이다. 조선왕조에서 대한제국으로 이행되는 격변기의 상황을 매우 객관적으로 간단명료하게 기술하였다. 작가는 소설가라기보다 사학자로 보는 것이 더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1905년 설립된 양정의숙의 창립배경을 양정의 공식 책자나 다른 어느 역사책보다 자세하면서도 간단명료하게 기술되어 있다. 옛날 신문이나 서적, 관보를 뒤적이면서 찾아낸 100여전의 자료를 정리하지 못해 쪼각 지식으로 갖고 있던 내게는 역사적 흐름을 꿰맞출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었다.
작가는 양정의숙의 설립자인 춘정 엄주익 선생과 후원자인 영친왕과 엄황귀비를 양정의숙의 입장이 아닌 자연인으로 바라보았다. 인간적인 자연인의 위대한 업적을 냉정하리만큼 예리하고 객관적 입장에서 다루었다.
작가는 <못생긴 엄상궁의 천하>라는 책을 통해 역시 소설가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였다. 답답하게만 여겨지는 구한말의 역사적 사실을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풀어 나갔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한 후 마지막 페이지까지 시간가는 줄 모르게 성탄절을 지내고 말았다. 양정인 모두에게 딱딱한 역사적 배경을 강의하는 것 보다는 이 책을 권하면서 재미있게 역사를 이해하도록 권하고 싶다.
55인승일 12-27 노심초사 양정의숙을 연구하시는 이영석 회장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의술 연구에 바쁘신 가운데에도 결코 짧지 않은 시간과 뜨거운 열정 그리고 적지 않은 재정부담을 감수하시면서 묵묵히 외길을 걸어 오신 것에 고개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1966년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만 해도 "엄상궁"이라는 칭호가 부끄럼 없이 사용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사무처 업무를 맡은 이듬해인 2004년부터 "순헌황귀비"의 제향을 모시는데 앞장서 주신 이용섭 원로동문[40회]의 열성에 감복하여 지금까지 참반을 지속하고 있습니다만 참여동문이 거의 전무한 편입니다... 2011년에는 제100회 제향일을 모시게 되는 해로 이를 위해 봉사해 주시는 전주이씨 대동종약원 송파분회 이신주 회장님을 비롯한 종친회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모쪼록 보다 많은 동문이 참반해 주시기를 소원합니다... 아울러 "양정의숙연구회"에 끊임없는 격려와 관심을 당부드리며 이끌어 주시는 이영석 회장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