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이상의 대양정 전통으로 자리를 잡은 은사 초청은 시카고 정영진(37)선배님의 제안으로 시작 되었습니다.
이 행사는 매년 학교에서 추천을 받으신 두분의 선생님을 초청하여 여름 방학 동안 약 20일간 미주 9개 지역을 방문하게 되는 행사입니다.
Los Angeles, CA → San Francisco, CA → Chicago, IL → Toronto, Canada → Boston, MA → New York, NY → Philadelphia, PA → Washington, DC → Atlanta, GA
각 지역은 은사님들이 오시면 그 지역 관광 및 역사, 유명 대학/고등학교 방문등 미국 견문을 넓히시고, 후배 양성에 도움이 되고, 또한 방문 지역 동문들과의 환영회를 통하여 지역 동문회의 활성화에 그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몇년 뒤부터 개최된 북미주 양정 골프대회와 연결된 양정인의 밤에 초청되어 북미주 양정 동문들의 단합됨과 양정 선생님으로서의 자부심을 직접 체험할수 있는 행사입니다.
전세계 전무후무한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고 있고, 양정인의 단합된 힘과 은사님들께 보답함을 함께 보여 줄 수 있는 이 은사 초청 행사에 많으신 동문들의 조언, 격려, 후원 및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많은 우여 곡절속에서도30여년동안 한번도 중단됨이 없게 후원과 수고해 주신 여러 동문/회장단들에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또한 이 행사가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다같이 협력하는 대 양정인의 저력을 보여줍시다.
감사합니다.
정동홍
양정고등학교 일반사회 교사
충청남도 부여군 구룡면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 다님
1989년 3월 2일부터 양정고등학교 근무
가족 사항으로 아내와 1남 1여
취미 및 특기: 틈이 나면 가까운 산에 자주 가고, 국내 여행을 좋아함. 스포츠는 보는 것은 좋아하지만 실제로 잘 하는 것은 없음. 주말 농장에서 채소등을 가꿈. 관심 분야: 정치, 경제등 시사 문제. 우리와 다른 새로운 문화, 새로운 기계 (핸드폰, 컴퓨터 등) 약간 내성적이며, 농촌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농촌 문화에 익숙하고, 정서 적으로 농촌 사람에 가까움. 매운 음식은 먹지 못하고, 그 외의 음식은 아무거나 잘 먹음. 술은 마시지 못함. 미국 및 캐나다는 가본 적이 없음. 오래 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었지만 가지 못했고 이번에 가게 되어 매우 기대가 됨. 특히 나이아가라 폭포를 직접 가서 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보게 되어 매우 기대가 됨. 미국에 가면 일반 시민들의 생활 모습(문화)을 보고 싶음. |
김광섭
양정중학교 교감
전라남도 광양시에서 태어남.
1986년 3월 2일부터 양정중학교 근무
가족 사항으로 아내와 딸이 있음
황석현 (음악) 선생님의 조카
취미 및 특기: 사진 촬영에 취미와 특기를 갖고 있어 30개월간의 군생활을 사진 병으로 했으며, 개교 100주년 기념으로 발간했던 『사진으로 보는 양정 100년』 을 집필하였습니다. 지금은 불교단체인 정토회에서 행사 사진과 관련된 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관심 분야: 카메라와 핸드폰 그리고 컴퓨터를 비롯하여 3D 프린터 등 기계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들의 새로운 버전에 대한 꾸준한 탐구 를 하고 있습니다. 음식을 비롯하여 주변 상황 변화에 적응이 빠르며, 되도록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성격입니다. 가리는 음식은 없으나 소식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술과 담배는 조금합니다. 양정중학교에 근무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미주 동문의 초청에 깊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번 여행에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총 연락 및 일정 책임자 | 시카고 | 안승옥 | (847) 840-2389 |
개인 후원자 | 시카고 | 정영진 | 미주 서부관광 (6박7일) |
뉴욕 | 방현석 | 토론토 관광 | |
센프란시시코 | 회장 | 조문식 | |
노상배 | (510) 940-3566 | ||
이종호 | (650) 291-5600 | ||
시카고 | 회장 | 안승옥 | (847) 840-2389 |
토론토 | 정상섭 | ||
워싱톤, 디씨 | 홍철 | (301) 919-1145 | |
필라델피아 | 회장 | 심용섭 | (609) 462-1536 |
안병민 | (215) 630-5124 | ||
보스톤 | 회장 | 박성종 | (617) 304-7001 |
이정수 | (781) 654-7744 | ||
뉴욕 | 회장 | 이득배 | (917) 642-5757 |
하원용 | (203) 940-1864 |
양정 미주동문 모교은사 초청 행사 참가 기행문
양정중학교 교감 김광섭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둔 시점에 한관하 선생님께서 미주 동문 모교은사 초청으로 미국을 가신다는 소식을 접했다. 당시 부임한지 3년째인 나는 피부에 와 닫지 않는 나와 상관없는 소식일 뿐이었다. 그로부터 29년이 지난 2017년, 막상 나의 차례가 되니 양정중학교의 교사임이 더욱 자랑스럽고 행복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특히 지난 5월 24일, 고등학교 50회 졸업 50주년 모교 방문기념 홍일식 박사의 특별강연 중 1980년부터 꾸준히 이어온 이 행사는 다른 학교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양정인만의 아름다운 심성의 발현이라는 자랑스러운 소개가 있었을 때 금년 대상자로서 뿌듯한 감동은 배가되었다.
이미 이 행사에 다녀온 여러 선배 선생님들은 동문 분들에 대한 감사와 함께 양정 교사로서의 자부심을 한껏 느꼈으며, 이후 우리 학생들을 더욱더 사랑으로 대하는 마음의 변화를 경험했다는 공통된 말씀이 있었다.
나도 이번 행사에서 많은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경험하고 우리 학생들에게 그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하고자 노력할 것을 다짐하였다.
1. 여행 준비
20일간의 긴 해외여행을 경험하지 못한 나는 나름대로 꼼꼼하게 여행을 준비하였다. 가장 애써 준비한 것은 지금의 상황에서 통신 기기의 활용에 부족함이 없기를 원했다. 데이터로밍(20일간 4GB)을 기본으로, 가질 수 있는 기기들을 모두 챙겼다. 카메라 성능이 뛰어난 핸드폰(Huawei P9 plus)을 비롯하여 넓은 화면의 태블릿(Samsung Galaxy Tab A), Wifi에 의해 인화가 가능한 휴대용 프린터(Canon Selphy CP 1200)가 그것이다. 현지의 시각을 알아서 알려주는 손목의 스마트워치(Samsung Gear S2)는 2년 전부터 차고 있었다.
[ 긴 비행 끝에 도착한 LA 공항 ]
1미터까지 길이가 늘어나는 셀카봉은 많은 사진을 찍는데 무척 유용하였다. 현장에서 촬영된 사진은 동행한 정동홍 선생님과 카카오톡을 통해 공유했으며, 자랑할 만한 사진은 핸드폰으로 편집하여 Facebook에 올렸다.
동문모임에서 촬영한 기념사진은 휴대용 프린터를 이용하여 4x6 크기로 출력하여 현장에서 바로 전해 드릴 수 있었다. 아울러 동문들에게 선물할 기념품은 직접 모델링하여 집에서 3D 프린터로 출력한 것으로 8개의 정육면체를 맞춰 한 덩어리로 만드는 장난감이었다.
2. 기회 있을 때마다 자랑
인천공항에서 예정보다 한 시간 늦게 출발한 비행기는 12시간 뒤에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다. 시차 적응에 힘든 몸으로 다음날 아침 6박 7일간의 미국 서부 관광이 시작되었다. 48명이 일행이 되어 한 버스를 타고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에서 시작하여 라스베이거스(Las Vegas), 로플린(Laughlin), 프레즈노(Fresno),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까지 갔다가 로스앤젤레스로 되돌아오는 일정이다.
이 일정 중엔 브라이스 캐년(Bryce Canyon), 지온 캐년(Zion Canyon), 그랜드 캐년(Grand Canyon),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 금문교(Golden Gate Bridge) 등 서부 관광의 대표적인 코스는 모두 포함되었다.
대부분 가족들과 동행하는 일행들 틈에 낀 정동홍 선생님과 내가 그들의 궁금증을 자극했는지 어떤 여행인지 묻곤 했다. 우리 둘은 마침 기다렸다는 듯이 침착하게 설명해 주는 것이 무척 자랑스럽고 재미있었다. 미국에 거주하는 양정중고등학교를 졸업한 동문들이 모교 은사를 매년 초청하여 3주간의 여행 기회를 준다는 설명에 다들 놀라는 표정이다. 이 행사가 36년째 이어오고 있다는 설명에는 믿기 힘들어 하기까지 한다. 그럴수록 나는 양정중학교 교사라는 것을 마음껏 자랑했다.
3. 그랜드 캐년의 그랜드 파더
[ 그랜드 캐년 국립공원 ]
서부관광 3일째, 라스베가스에서 출발하여 그랜드 캐년에 도착한 우리는 먼저 경비행기를 이용하여 약 50분간 하늘에서 그랜드 캐년의 웅장함을 내려다본 뒤 방문객센터에서 가장 가까운 마서 포인트(Mather Point)에서 말 그대로 코앞의 계곡을 보았다. 웅장한 그랜드 캐년의 장관에 놀란 나는 접근할 수 있는 위치까지 조심스럽게 밟고 나가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던 중 어디선가 “뒤에 할아버지 나와...”라는 소리가 들린다. 혹시나 해서 돌아보니 내가 있는 곳 앞 바위 위에 우리나라 젊은이 여럿이 모여 포즈를 취하고 있고 그 앞에 카메라를 든 친구가 사진을 찍으려다 그들 일행 뒤에 보이는 나를 두고 한 말이다.
그래... 난 그랜드 캐년의 그랜드 파더이다.
4. 서부는 같은 모습이 끝없이 이어지고...
미국 서부는 한마디로 광활하다. 서부 관광이 일주일간 약 3,500Km를 달리는 것이니 버스로 이동 중 창밖에 보이는 모습은 지겨울 정도로 같은 모습이 이어진다. 언뜻 보기에는 버려진 땅처럼 보이기도 한 지역이 한참 동안 이어지기도 하고, 포도나 아몬드 농장이 끝없이 이어지기도 한다. 버스 유리창에 핸드폰 카메라를 고정시켜 촬영해보니 10분 동안 동영상의 시작과 끝의 화면이 크게 다르지 않다.
서부 관광을 할 때 지겹도록 볼 수 있었던 또 다른 것 하나는 곧게 뻗은 도로에 줄지어 다니는 커다란 트럭이었다. 운전석이 있는 앞모양은 한결같이 커다란 개의 머리를 닮았다. 커다랗고 네모반듯한 컨테이너를 달고 빠른 속도로 달린다. 동서남북에 흐르고 있는 물동량을 보는 것이다. 그 양의 어마어마함을 실감할 수 있다. 이동 시간이 하루가 넘는 경우 두 명이 교대로 운전을 해야 하기에 운전석 뒤에는 휴식과 수면이 가능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단다. 트럭뿐만이 아니라 100개가 훌쩍 넘는 화물칸을 끌고 가는 기차 역시 신기한 광경이었다. 우리 몸의 건강을 위해 막힘없는 혈류가 필요하듯이 이처럼 쉼 없이 흐르는 물류는 미국 경제의 지표로 생각되었다.
5. LA로 귀환
[ 라스베이거스에 본 Le Reve 공연 ]
달리고 달려 서부 관광을 마무리한다. 세 개의 캐년과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보며 자연의 거대함을 맛보았다. 반면에 대표적인 도시인 라스베이거스와 샌프란시스코에서 화려함을 보았다.
사막에 세워진 라스베이거스는 자연을 극복한 도시로 호텔마다 카지노가 화려하다. 나이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머신 의자에 걸터앉아 코인대신 시간을 사용한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곳에서 본 ‘Le Reve’는 물을 테마로 펼쳐지는 서커스로 비싼 입장료가 결코 아깝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의 트윈픽스는 훌륭한 전망대이지만 아침 일찍 올라 온통 안개 속에 묻혀 사방 시야가 불가했을 때의 그 모습이 더 인상적이었으며, 금문교는 오전에는 배를 타고, 오후에는 버스로 건너가며 그 기술에 놀랐다.
그 외에 콜로라도 강변의 도시인 로플린에서 혼자 타본 야간 수상택시가 기억에 남으며, LA로 귀환하며 들른 Pebble Beach Golf Links는 그 귀족스러움에 놀랐고, 덴마크 민속촌인 Solvang에서 나를 위한 기념품인 모자를 살 수 있었다.
6. 시카고
LA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4시간 타고 시카고에 도착했다. 미시간호 유람선을 시작으로 토론토로 떠날 때까지의 시카고 여행은 안승옥(고58회) 동문께서 안내를 맡아 주셨다.
처음은 개인 정원으로 시작되어 그 규모가 엄청나게 커진 Botanic Garden을 구경하고 고등학교 김정수 교장님과 합류하여 체험형 박물관인 Museum of Science Industry를 구경한 후 동창 모임에 참석하였으며, 그 자리에서 미주 동문 모교 은사 초청 행사를 태동시킨 정영진(고37회) 동문을 뵙고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 시카고 정영진 동문과 고등학교 김정수 교장님 ]
7. 토론토
시카고에서 비행기를 1시간 반 타고 캐나다 토론토에 도착했다. CN 타워 구경을 시작으로 토론토 여행은 워싱턴DC로 떠날 때까지 정상섭(고54회) 동문과 방현석(고54회) 동문께서 안내를 맡아 주셨다. 특히 방현석 동문께서는 뉴욕에 거주하시면서 토론토까지 와주신 것이다. 도착하는 날 동창 모임이 있었으며, 그 다음날도 몇몇 동창이 다시 모여 많은 이야기꽃을 피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마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풍광을 얘기하라 하면 나이아가라 폭포를 들어야 할 것이다. 빨강색의 비옷을 입고 폭포 아래까지 접근한 뱃놀이(?)는 때맞춰 내리는 가랑비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폭포 따라 난 길을 따라 걸으며 눈앞에 펼쳐진 장관을 사진으로 담느라 바빴다.
[ 나이아가라 폭포 미국측(좌) 캐나다측(우) ]
8. 워싱턴 DC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재입국하여 워싱턴 DC에 도착한 것은 쾌청한 토요일 점심때였다. 부부치과를 운영하는 김응환(고71회) 동문 내외가 마중을 나와 포토맥강 유원지와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 생가를 구경하며 밤늦은 시간까지 같이 보냈다. 만난 동문 중 가장 젊은 동문으로 미국 사회에 존재하는 계급의 정당성을 설득하는 교묘한 시스템과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위한 치열한 경쟁 등 미국 사회의 단면을 젊은 시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숙소에서 서쪽으로 2시간가량 이동해서 만난 루레이 동굴(Luray Caverns)은 서부에서 봤던 브라이스 캐년을 지하에서 다시 보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웅장했다. 특히 고여 있는 물에 투영된 종유석들은 말 그대로 환상적이었다.
둘째 날 있었던 동문 모임에서 고등학교에 근무하셨던 외삼촌이신 황석현선생을 뵙고 무척 반가웠다.
셋째 날은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우산을 쓰고 링컨기념관부터 시작하여 백악관과 자연사 박물관 및 항공우주 박물관을 구경하고 기차를 이용하여 필라델피아로 향했다.
[ 루레이 동굴 내부 ]
9. 필라델피아
약 2시간 동안 기차를 이용한 필라델피아로의 이동은 또 다른 재미를 주었다. 기차 바퀴 소리에 맞춰 차창 밖의 흐르는 풍경은 몹시 평화로우며, 열차 내 Wifi를 이용하여 철도 회사에서 제공하는 현재 위치 알림은 피곤한 몸을 결국 잠들지 못하게 하였다.
역에 마중 나오신 안병민(고58회) 동문께서 뉴욕으로 떠날 때까지 관광을 안내해 주셨다. 이틀 밤을 모두 호텔이 아닌 동문 주택에서 묶게 되니 그 경험이 무척 값졌다. 특히 고영철(고43회) 동문 부인께서 연로하심에도 정성스럽게 차려주신 아침 식사는 저절로 고개를 숙여 감사함을 표하게 하였다.
필라델피아는 펜실베니아주에서 가장 큰 도시로 우리나라의 경주와 같은 인상을 주었다. 자유의 종을 비롯하여 독립에 관련이 있는 유적이 많이 있으며 오래된 옛 유럽풍 건물과 도로를 애써 보존하는 등 짧은 미국 역사의 의미를 소중하게 여기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리버티벨 센터, 독립기념관, 록키가 뜀박질 하던 미술관, 원조 경쟁을 하는 치즈 스테이크 가게 등을 구경하고, 미국 최고의 대학인 프린스턴대학교(Princeton University)를 들렀다. 오랜 전통에 따라 고풍스러운 학교 건물들이 한없이 멋을 뿜어내고 있었으며, 곳곳에 새겨져 있는 졸업생들의 흔적이 자부심을 갖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작년 겨울 이곳에 재학하던 신원식군(2012년 중학교 졸업)의 갑작스런 사망소식을 접하고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애통해 했는데, 그가 다니던 학교를 거닐다 보니 어디선가 원식군이 밝은 모습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느낌을 받았으며 가슴이 더욱 아파와 학교 구석구석을 돌며 그의 명복을 빌었다.
[ 프린스턴대학교 ]
10. 뉴욕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해 본다. 이번에는 고속버스를 이용하여 필라델피아에서 2시간 만에 뉴욕 번화가 맨해튼에 도착한다. 토론토에서 뵈었던 방현석(고54회) 동문의 픽업으로 마지막 행선지인 뉴욕에서 3박 4일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방현석 동문 집에서 뉴욕 동창회장 이득배(고50회) 동문 내외와 저녁식사 시간을 가졌으며, 둘째 날 박중련(고59회) 동문의 안내로 맨해튼 관광, 셋째 날 관광버스를 이용하여 뉴욕관광 후 동문 모임이 이어졌다. 특히 이곳 동문 모임은 많은 수와 함께 어느 곳보다 활기찼으며, 지속적인 은사 초청 행사를 위해 보다 나은 방법을 찾고자 애쓰는 모습을 보았다.
브로드웨이의 ‘라이온킹’은 화려한 무대가 아직도 눈에 선하며, 자유의 여신상을 보기위한 유람선 여행,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파노라마 모드로 사진 찍었던 시간 등 세계의 제일 도시 속에서 오감으로 느끼느라 무척 바빴다.
[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서 본 맨해튼 일부 ]
11. 우연한 만남
여행 일정 속에 만나는 약속된 동문이 아닌, 여행 중에 우연히 만나는 지인의 경우는 여행의 또 다른 묘미임에 틀림없다. 서부관광 2일차, 브라이스 캐년에서 뜻밖에 형제를 만난다. 두 녀석 모두 밝은 표정이 남달라 호감을 줬는데, 형(김종규)은 작년에 중학교를 졸업했고 동생(김종윤)은 현재 중학교 1학년에 재학중이다. 여행사는 달라도 대부분 서부관광 일정이 크게 다르지 않아 이 형제는 몇 차례 더 만나게 된다.
[ 뉴욕 여행 온 졸업생 가족 만남 ]
시카고 한 식당에서는 동행하는 정동홍 선생님을 알아보고 인사를 해오는, 그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2002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최원준)을 만났다. 안내를 해주고 있던 안승옥 동문으로부터 당장 동창회 모임에 나오라는 권유를 받게 된다.
뉴욕 시내 관광 중에는 서울에서 ‘스티커리테일’이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1988년 졸업생(강병호)과 그 식구를 만났다. 같은 관광버스를 타고 여행 하던 중 나를 보고 긴가민가해서 조심스럽게 정동홍 선생님에게 물어봐서 알게 되었단다.
외국에서 우연히 만나는 지인은 무척 반가운 법이다. 어쩌면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 교민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반가운 만남일 수 있겠다고 생각해 본다.
12. 편안한 분위기
워싱턴 DC 둘째 날 동문 모임에서 있었던 일이다. 옆에 계신 연세 많으신 동문께서 날 보시며 “85촉쯤 되겠다.”라고 하신 후 고개를 돌려 “저기는 100촉, 저기는 90촉...”이라고 적지 않은 목소리로 말씀을 하신다. 그 촉의 뜻이 무엇인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 말씀을 하신 분도 100촉에 가까운 탈모가 있으신 분이었기에 그 자리의 모두는 박장대소했고 덕분에 모임의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나는 이 상황을 뉴욕의 동문모임 자리에서 들려주며 분위기를 바꾸는데 활용하였다.
[ 워싱턴 DC 동문 모임 중 기념촬영 ]
13. Google 지도와 번역앱
이번 여행에서 난 구글 지도를 적극 활용하고자 노력했다. 현재 나의 위치를 구글 지도에서 파악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특히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이동 중일 때는 계속해서 활용하였다. 사용자의 언어에 맞춰 도시명을 비롯하여 도로, 주변 건물 등이 모두 한글로 나타나며 비록 커다란 미국 땅덩어리이지만 내가 있는 위치를 작은 동그라미로 알려주니 어디가 어딘지 몰라 하는 답답함은 해결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이곳에서는 구글 지도를 통해 내비게이션도 가능하여 목적지 이동에 필요한 시간과 거리를 나름대로 계산할 수 있어서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구글 지도를 통해 지금의 내 위치를 항상 들여다볼 수 있듯이, 항상 지금 내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재주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앞으로 세상...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이 계속 발전하여 언어의 장벽이 무너지면 외국 여행을 비롯하여 우리 생활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다. 핸드폰(지금의 모습과 달라지겠지만) 하나만 가지고 다니면 가는 곳마다 위치 파악하여 묻는 말에 우리말로 설명해주고, 식당 안내를 비롯하여 숙소 예약 등 모든 것이 어렵지 않게 이뤄질 것이다. 머리위에는 드론이 따라 다니면서 기념사진도 알아서 찍어주고, 그러다보면 지금의 여행가이드는 필요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기행문을 쓰고 있는 지금, 실지로 구글은 ‘Pixel Buds’라는 세계 40개 언어를 실시간 번역해주는 무선 이어폰을 발표했다. 구글 번역앱을 기반으로 하는 이 기술은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끼리도 대화가 가능하게 되어 언어장벽을 허무는데 일조할 것이라는 것이다.
14. 자식과의 대화의 벽
만난 이민 1세대 동문들은 1970~80년대에 미국에 와서 많은 고생을 하며 정착에 성공한 분들이 대부분이다. 이분들의 자식은 미국 현지에서 태어나 성장하게 되는데, 어렸을 때 집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자 하나 어느 정도 성장하여 바깥 친구들과 사귀게 되면서 한국어보다는 영어를 쉽게 배우게 되어 감정표현을 비롯한 의사표현이 한국어보다는 영어가 된다. 반면 부모는 자식만큼 영어를 습득하지 못한 상태가 되다보니 부모 자식 간에 대화의 벽이 생기는 모양이다.
멀리 떨어진 자식의 전화에서 ‘잘 주무셨냐?’, ‘식사 하셨냐?’ 등 지극히 일상적인 대화만 가능할 뿐 마음을 온전하게 전달 할 수 있는 깊은 대화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전해주는 동문의 말씀 속에서 적지 않은 마음고생이 있음을 눈치 챌 수 있었다.
같은 어려움이 우리나라에서도 있는 것으로 보아 단지 언어의 곤란함에 의한 것만이 아니라 세대 차이에 의해서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전하며 위로해 드릴 수밖에 없었다.
15. 백퍼센트 미국인이 되어라
만난 동문들께서 미국에 건너와서 고생한 이야기에서부터 자식 자랑, 동창회 조직 및 유지의 어려움,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본 한국 상황에 대한 느낌, 미국사회에 대한 개인적인 소견 등 많은 이야기를 하신다. 그도 그럴 것이 직접 배우지는 않았지만 모교의 교사이니 반갑고 자신들의 옛 생각을 불러내기에 충분해서일 것이다. 모든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그분들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을만한 이야기가 있다.
“이왕 미국에 왔으면 100% 미국인이 되어야 한다.”
마침 붓다의 가르침으로 인용되는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 생각나는 말씀이었다.
16. 세탁소는 우리 것!
교민 중에 세탁소를 운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단다. 세탁소 대부분을 우리 교민이 운영한다고 하는 말이 더 옳겠다. 우리 교민이 세탁소에서 성공하는 까닭 3가지를 들었다.
첫째, 부지런 하다. 남들이 쉬는 날에도, 쉬는 시간에도 영업을 계속해서 우리 교민이 하는 세탁소는 항상 열려있다는 생각을 한단다.
둘째, 완벽하다. 세탁이 된 옷을 건네주며 실밥하나라도 붙어있으면 자연스럽게 제거해준단다. 단추가 위태롭게 붙어있으면 그 자리에서 바르게 달아서 전달해준다. 하찮은 수선은 대수롭지 않게 바로 해주니 손님에게는 그 이상의 바라는 서비스가 없는 것이다.
셋째, 머리가 좋다. 한번 찾아온 손님은 이름을 기억하여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니 쉽게 단골이 만들어 진단다.
이 세 가지 특징은 다른 나라 이민자들은 흉내가 불가능 한 것으로 우리 교민이 세탁소를 운영하여 성공하는 사례가 많은 까닭이란다. 이 뿐만 아니라 우리 교민들의 남다른 노력으로 인해 그곳의 유대인들의 경계를 사고 있다는 말도 함께 들었다.
17. 팁生팁死
LA에 도착한 다음날 아침, 여행사를 통한 서부관광이 시작되기 전 개별적인 식사를 위해 숙소 근처 식당으로 들어갔다. 우리 교민이 운영하는 LA에서 꽤나 잘 알려진 순두부요리 전문 식당인 것을 나중에 알았다. 손님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복잡한 메뉴는 우리말로 된 메뉴판이 아니었으면 주문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맛도 훌륭하여 전혀 부족함이 없는 아침 식사를 마친 후 계산하고 식당을 나왔다. 그런데 곧 뒤따라 쫓아 나온 종업원이 뜻밖에 팁을 요구하는 게 아닌가. 마지못해 팁을 주고 그다지 유쾌한 경험이 아니라 생각했다.
그러나 20일이 지나 서울로 돌아오기 위해 뉴욕공항에서 혼자 식사를 한 나는 아주 자연스럽게 음식 값의 20%에 가까운 팁을 함께 계산하고 식당을 나섰다.
[ 유람선에서 본 자유의 여신상 ]
18. 마무리
20일간의 미국여행이란 흔히 가질 수 없는 긴 시간이다. 오감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신경을 곤두세웠으나, 장님이 코끼리 더듬듯 走馬看山이었으라.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것을 만나 익숙하지 못함을 불편함으로 느끼고, 그 불편함으로 인해 옳고 그름을 판가름하고자 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고자 노력하였다.
아울러 결코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해주고 바쁜 일과를 희생하여 안내해준 미주 동문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먼저 다녀오신 선배 선생님과 같이 나 역시 여행 후 우리 학교 학생들이 새롭게 보이는 경험을 할 수 있었기에 미국 여행 동안 받았던 그분들의 정성스런 마음은 고스란히 우리 학생들에게 전달해야 될 것이다.
미국에서 뵈었던 연로한 동문님께서 부탁하신대로 우리 학생들을 더욱 더 사랑으로 보듬어 우리나라를 위한 반듯한 인물로 올바르게 키워내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임을 잊지 않는다.
미주 동문 초청 미주 방문기
2017년 양정고 교사 정동홍
※ 주요 일정(20박 21일)
07/24 (월) : 인천공항 출발 (오후 8:00) 대한항공편으로 미국 LA 도착 (현지 시각 24일 오후 4:40), LA 동문들과 저녁식사 및 허리우드 거리 야경 관광
07/25 (화) : D1 하나투어의 미국 서부관광 시작(6박7일), LA, 바스토우, 라스베가스
07/26 (수) : D2 라스베가스, 브라이스 캐니언, 자이언 캐니언
07/27 (목) : D3 후버댐, 그랜드 캐니언, 라플린
07/28 (금) : D4 오트맨, 바스토우, 미국 최대의 농경지 베이커스, 프레즈노
07/29 (토) : D5 요세미티 국립공원
07/30 (일) : D6 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 베이 유람선, 금문교, 소살리토
07/31 (월) : D7 캘리포니아 17마일 해안, 덴마크 민속촌 솔뱅, LA로 귀환. 하나투어 관광 마감.
08/1 (화) : LA 출발 (오전 8:29) United 항공편으로 시카고 도착, 미시간호 유람선 관광
08/2 (수) : 시카고 시내 관광(보타닉 정원, 과학․산업박물관 등), 시카고 동문들과 저녁식사
08/3 (목) : 시카고 출발 (오전 6:50), Canada 항공편으로 토론토 도착 (낮 12:30), 시내 관광(CN타워 등), 토론토 동문들과 저녁식사
08/4 (금) : 토론토 나이아가라 폭포 관광
08/5 (토) : 토론토 출발 (오전 10:45) Canada 항공편으로 워싱톤 DC 도착 (오후 12 : 30), 워싱톤 DC 관광(조지 워싱턴 저택 등)
08/6 (일) : 한스관광 편으로 워싱톤 DC 관광(누레이 동굴 등), 워싱턴 DC 동문들과 저녁식사
08/7 (월) : 한스관광 편으로 워싱톤 DC 관광(링컨 기념관, 한국전 참전 기념 조형물, 백악관, 자연사 박물관 등), 열차 편으로 워싱톤 DC 출발하여 필라델피아로 이동(오후 8시), 필라델피아 동문들과 저녁식사
08/8 (화) : 필라델피아 시내 관광
08/9 (수) : 버스 편으로 필라델피아에서 뉴욕으로 이동(오후 2:30), 방현석 동문 댁에서 뉴욕회장 부부와 함께 저녁식사
08/10 (목) : 뉴욕 맨해튼 시내 관광 및 뮤지컬 라이언 킹 관람
08/11 (금) : 동부관광 편으로 뉴욕 맨해튼 관광 및 뉴욕 동문들과 저녁식사
08/12(토) : JFK 공항에서 출발하여(오후 2:30) 대한항공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국 시각 08/13(일) 오후 5:30)
1. 시작하는 말
언젠가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미국을 양정 미주지역 동문 초청으로 중학교 김광섭 교감선생님과 함께 다녀왔다. 그것도 캐나다 토론토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미국을 가보고 싶었던 이유는 미국에 다른 나라에 없는 무엇이 있기에 역사도 짧은 나라가 오랫동안 세계를 지배하고 있나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국토가 넓고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인 것 같지는 않고, 인구가 많기 때문인 것은 더욱 아니며, 그렇다고 미국인들의 머리가(두뇌) 다른 나라에 비해 특별히 뛰어나게 좋기 때문인 것도 아니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국토가 넓고 자원이 풍부하며 인구가 많은 나라는 미국 말고도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여러 나라가 있다. 외형적으로 비슷한 조건을 갖춘 나라가 많은데 그 중 미국이 왜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걸까? 책을 통해서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통해서 미국이 어떤 나라인가는 많이 보고 들었지만 그 나라를 직접 한번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던 차에 이번에 미국을 다녀오게 된 것이다.
내가 양정고등학교에 부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매년 양정 미주 동문들이 양정의 교사 2명씩을 미주 지역에 초청하여 관광 및 견학을 시켜준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 말을 듣고 양정은 여러 면으로 좋은 학교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에게도 그 기회가 주어질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올해 그 기회가 드디어 온 것이다. 막상 내 차례가 되었다고 들으니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그런 귀한 초청을 받을 자격이 있나 생각하면서 부담도 되었다. 이런 이유로 한편으로 기대가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부담도 되면서 미주 지역을 방문하게 되었다. 우리 두 사람이 미주 지역을 방문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우리 두 사람은 미주 지역을 방문하여 많은 것을 보았고 또 들었으며 과분하다할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이제 미주 방문 중 보고, 듣고, 느낀 바를 정리해 본다. 방문 지역의 풍경 등은 앞서 다녀오신 분들이 충분히 정리하여 기록하였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보고 들으면서 느낀 점을 중심으로 정리해본다.
2. 서울 출발 및 미국 LA 도착(7월 24일)
7월 24일(월) 오후 9시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편으로 미국 LA로 출발했다. 원래 8시에 출발 예정이었지만 항공기 사정으로 1시간 정도 지연되어 9시 쯤 출발한 것이다. 비행시간이 12시간 쯤 된다하여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비행기에 몸을 맡겼다. 기내 영화를 보기도 보고, 비몽사몽 졸다 자다를 반복하면서 12시간 비행 끝에 드디어 LA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짐을 찾아 밖으로 나오니 하나투어 여행사 직원과 최선경(고50회) 동문, 그리고 오정환(고48회) 동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오정환 동문이 함께 저녁식사를 하자고 하여 하나투어 직원으로부터 미국 서부지역 관광 안내를 받은 후 최선경 동문, 오정환 동문과 함께 호텔로 가서 짐을 푼 후 식당으로 갔다. 식당에 가니 다른 4분의 동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하여 LA 지역 6분의 동문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였다. 식사를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중요한 것은 미주 지역 동문회가 매년 시간이 지날수록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참여하는 분들도 모두 나이 드신 분들이고 젊은 사람이 없다고 한다. 양정 뿐 아니라 다른 학교의 동문회도 모두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 주된 이유는 미주 지역으로 이민 오는 동문들이 매년 감소한 탓도 있지만, 젊은 동문들이 동문회에 관심이 없고 모임에도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하여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동문회가 몇 년이나 더 지속될지 걱정이 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젊은 세대들은 점점 모이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는데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식사를 마친 후 최종호(고54회) 동문의 안내로 할리우드 거리 야경을 관광하였다. 그 중 특이한 것은 유명 배우들의 이름이나 그들의 손도장과 발도장이 찍혀있는 스타의 거리(Walk of Fame)였다. 약 5km에 이르는 거리에는, 영화배우, TV 탤런트, 뮤지션 등 약 2,000 여명의 전설적인 스타들의 이름이 별 모양의 브론즈로 쭉 깔려 있다. 유명인들은 분야별로 다섯 개의 로고로 나뉘어 있다. 카메라는 영화, 마이크는 라디오, TV셋은 TV, 레코드는 음악 등을 상징한다. 거리를 다니면서 본 것 중 매우 인상적인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 사람이 서 있으면 진행하던 모든 자동차들이 멈추어 보행자들이 횡단보도를 건널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모습과 매우 대조되었다. 또한 경적을 울리는 자동차를 본 적이 없다. 서로 양보하고 기다려주며 이해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우리들이 미국에 도착하지마자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맛있는 식사에 할리우드 거리 야경까지 구경시켜 준 LA 지역 동문들께 감사드린다.
3. 미국 서부 지역 관광(7월 25일~7월 31일)
7월 25일 아침 일찍 숙소 근처의 한식당에서 식사를 하고나서, 하나투어 직원의 안내로 하나투어 관광버스를 타고 드디어 미국 서부관광이 시작되었다. 앞서 미주를 방문한 선생님들을 통해 미국 서부지역 관광에서는 버스를 많이 탄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느긋한 마음으로 버스에 탔다. 버스에 타니 잠시 후 가이드가 1주일 관광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한다. 가이드가 말하는데 1주일 동안 대략 3,500km를 버스로 다닌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장거리를 버스로 이동하는 것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규모가 작기 때문에 조금만 늦게 출발하면 다른 여행객들과 함께 휴게소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화장실 이용에 애를 먹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조금씩 일찍 출발하고 일찍 돌아오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여행을 하면서 겪어보니 가이드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1일-라스베가스
하나투어 관광버스를 타고 LA 도심지를 지나 한동안 달려가니 주변의 모습이 매우 이상했다. 지금이 여름인데 주변의 풀들이 한겨울 같이 모두 말라 있고 나무도 별로 없다. 약간 짙은 회색빛을 띈 땅과 먼발치로 보이는 산들이 모두 마찬가지였다. 이상하여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미국 서부 지역은 80% 이상이 사막이며, 더군다나 지금은 건기라 비가 내리지 않아서 그렇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막이란 연간 강수량이 200mm 이하 지역을 말한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으니 더 이상했다. 왜냐하면,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은 대규모 농장이 많다고 알고 있었고, 우리 국내에도 캘리포니아 산 과일 등 농산물이 많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가이드에 의하면 이곳도 비가 내리거나 물만 뿌리면 작물이 잘 자라며, 이곳에서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조금 더 가면 대규모 농장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곳은 대부분 아주 먼 곳으로부터 수로를 이용하여 물을 끌어다가 농사를 지으며, 관개 수로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연중 편리하고 안정적으로 농사를 짓는다고 한다. 미국이 저절로 아니 쉽게 대국이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사막지대를 한참을 달려 물류의 중심지인 바스토우에서 현지 식으로 점심식사를 한 후 다시 달려 라스베가스에 도착했다. 라스베가스는 사막 한 가운데에 세워진 인공도시로 인간이 만든 불가사의 중 하나라고 일컬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라스베가스는 익히 알고 있듯이 카지노로 유명하다. 카지노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에 카지노가 많을 것은 예상했지만 수많은 호텔의 1층에는 모두 카지노가 있었다. 카지노가 많은 것 뿐 아니라 낮이고 밤이고 많은 사람들이 카지노에 빠져 있었다. 특이한 것은 그 중에는 나이 많은 노인들도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카지노를 해본 적도 없고 그런 분야에는 원래 관심이 없다. 그런 이유로 처음에 카지노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보니 약간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조금 지나 카지노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모두 사행심으로 그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곳에 앉아 있는 노인들 중 많은 사람들은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자식들은 독립하여 모두 나가 있고, 은퇴 후 정부로부터 연금을 받아 돈은 있는데 가족이나 친지 및 친구를 자주 만날 수 있지 않기 때문에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매우 씁쓸한 이야기였다. 우리나라에서도 혼자 지내는 노인이 많고, 혼자 지내다 죽었는데도 아무도 알지 못하다가 한참 지난 뒤에 알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지만 미국은 우리보다 더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 미국이나 노인들을 위한 어떤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드는 순간이었다.
◉ 2일-브라이스 캐니언, 자이언 캐니언(국립공원)
브라이스 캐니언은 유타주 남서부에 위치한 국립공원이며 오렌지색, 백색, 황색 등의 빛깔을 띠는 암석과 흙으로 된 큰 돌기둥 수백만 개가 있다. 그밖에도 크고 작은 여러 개의 협곡과 아름다운 산들이 있다. 모두 물의 힘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바다 밑에 있을 때 토사가 쌓여서 형성된 암석이 우뚝 솟은 후 빗줄기와 흐르는 물의 힘에 의해 씻겨 내리면서 비교적 단단한 암석만 침식되지 않고 남아서 무수한 첨탑이 생긴 것이라고 한다. 브라이스 캐니언을 둘러보는데 한 학생이 김광섭 교감선생님께 인사를 한다. 양정중학교 1학년 학생이었으며, 형은 지난 2월 양정중을 졸업하고 한가람고 1학년에 재학 중이라 한다. 부모님과 형제 이렇게 네 명이 미국 여행을 왔다고 한다. 이 먼 곳에서 학생을 만나다니 참 반갑기도 하고 기분이 묘했다. 세상은 넓으면서도 좁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이 학생 가족은 그 뒤에도 서부지역 여행 동안 여행 코스가 비슷하여 여러 번 더 만났다. 브라이스 캐니언을 나와 자이언 캐니언으로 갔다. 브라이스 캐니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신의 정원이라 불리는 자이언 캐니언은 900여 미터의 수직 협곡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특히 거대한 형형색색의 암석들이 마치 찰흙으로 빚어놓은 거대한 바위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특이했다. 오랜 세월 동안 강물의 침식 작용에 의해 만들어졌다는데 참으로 경이로웠다.
◉ 3일-후버댐, 그랜드 캐니언, 라플린(콜로라도 강)
서부 여행 3일째 역시 아침 일찍 출발하여 신이 창조한 최후 최대의 걸작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그랜드 캐니언으로 향하였다. 그랜드 캐니언으로 가는 도중 후버댐을 경유하게 되었다. 1931년에 공사가 시작되어 1936년에 완공된 후버댐은 미 서부 지역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댐이다. 그런데 이 댐을 건설할 당시에는 대공황의 시기라 미국 경제가 매우 어려웠고, 또 물살이 매우 세기 때문에 공사하기도 어려웠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댐 건설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고 한다. 그 반발의 여파로 댐 건설을 강행한 후버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이 댐의 가치 및 중요성이 인정되면서 후버 대통령의 결정이 옳았다고 평가하여 댐의 명칭도 ‘볼더댐’에서 ‘후버댐’으로 변경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때 당시 야당의 반발이 거셌다고 들었다. 지도자의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결단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된다. 후버댐을 지나 한참을 더 달려 드디어 그랜드 캐니언에 도착했다. 그랜드 캐니언은 구불구불한 형태에 깊이 1.5㎞, 길이 445.8㎞에 이르는 협곡이다. 융기된 지각(해발 고도 2.5㎞) 위에서 600만 년 동안의 지질학적 활동과 콜로라도 강에 의한 침식으로 형성되었다. 공원은 강 북쪽의 노스 림(North Rim)과 강 남쪽의 사우스 림(South Rim) 두 지역으로 나뉘며, 보이는 협곡의 너비는 200m에서 30㎞나 된다. 그랜드 캐니언을 짧은 시간에 모두 본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경비행기를 이용하여 먼저 공중에서 내려다 본 후 시간이 허락하는 동안 지상에서 보았다. 그랜드 캐니언은 기대했던 대로 매우 경이롭고 장관을 이루었다. 전 날 본 브라이스 캐니언, 자이언 캐니언에 이어 그랜드 캐니언을 보니 미국 사람들은 참 복도 많다고 생각되었다. 그랜드 캐니언 관광을 마치고 아리조나 교통의 도시 킹맨을 거쳐 오늘 묵을 호텔이 있는 라플린으로 갔다. 라플린 호텔에 도착하니 호텔 바로 옆으로 미국 서부 지역의 젖줄이라 할 수 있는 콜로라도 강이 흐른다. 고등학교 때 배웠던 미국 가곡 ‘콜로라도의 달 밝은 밤에…’가 생각났다. 고등학교 다닐 때 이 노래를 배우고 나서 콜로라도 강은 규모도 크고 매우 아름다운 강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노래의 주인공인 강을 직접 보니 강 폭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좁고, 감성이 무뎌서인지 아름답고 낭만적인 강이라는 느낌도 없다. 그저 평범한 강으로만 보인다. 하지만 이 강이 미국 서부 지역을 살리는 강이라고 하니 강물이 다시 보인다.
◉ 4일-오트맨, 미국 최대의 농경지 베이커스필드와 프레즈노
오트맨은 애리조나주 자치구이며 서부 개척 시대에 금광이 발견되어 각광을 받던 곳이다. 지금은 금광의 흔적만 남아 있고 관광을 위해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관광지라고 하지만 막상 직접 보니 마치 우리나라 60년대 시골 마을 같았다. 미국에 아직도 이런 마을이 있다니 참 의아했다.
베이거스필드와 프레즈노는 미국 최대의 농경지이며 농업 및 상업 교역의 중심지이다. 버스를 타고 지나가면서 차창 밖으로 농경지를 바라보니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게 펼쳐진 농경지에 자로 잰 듯 바르게 줄지어 심어진 과일 나무 등이 인상적이었다. 또 모든 작업이 기계로 이루어진다고 하니 부럽기도 했다. 한때 우리나라 농민들이 견학차 많이 다녀가기도 했는데, 우리나라와 너무 격차가 심해 우리 농민들이 오히려 의욕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아 견학을 중단했다고 한다. 한편 이 지역은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존 스타인벡의 소설 ‘분노의 포도’ 배경 지역이기도 하다. 즉, 지금은 아니겠지만 과거에는 대지주의 농민에 대한 횡포가 심했던 지역이라는 말이다.
◉ 5일-요세미티 국립공원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옛날 달력이나 잡지에서 보았던 거대한 나무 밑에 구멍을 내어 자동차가 드나드는 곳이다. 그 거대한 나무가 있는 곳은 아쉽게도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출입이 통제되어 보지 못했다. 공원 내에는 거대한 화강암 기둥으로 되어 있는 엘 캐피탄, 거대한 화강암 암석 하프돔, 낙차 높이가 739m나 되는 요세미티 폭포 등 볼 거리가 많다. 하지만 더욱 인상적인 것은 그 넓은 산에 빼곡히 곧게 서 있는 아름드리나무들이다. 나무가 잘 자라는 환경적 요인도 있겠지만 오랫동안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였다는 것이다. 그곳에서는 풀 한 포기나 돌멩이 하나라도 훼손하면 엄하게 처벌한다고 한다. 자연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보존한다는 것이다. 공원 내에 산림을 훼손한 사람을 처벌하기 위한 재판소까지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산림을 보존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나 알 수 있다.
◉ 6일-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는 아름다운 항구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안개와 지진 그리고 게이(동성애자)가 많은 곳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우리가 방문한 날도 오전에는 내내 짙은 안개가 자욱했고 오후에도 안개가 많은 편이었다. 지진이 많기 때문에 집을 이어서 짓는 경우도 많았다. 또 게이가 많다고 하였는데 특이한 것은 그들이 자신들이 게이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자기 집 앞에 게이를 상징하는 깃발을 걸어두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이 게이라는 것이 무슨 자랑거리라도 되는 것처럼 깃발을 걸어 표시하나 해서 말이다. 하지만 잠시 뒤 깃발을 걸어두는 이유가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도 똑 같은 인간이고 똑 같은 미국인이니 이상한 눈으로 보지도 말고 차별하지 말라는 의미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청, 차이나타운 등 시내 투어 후 자유식으로 점심식사를 하였다. 점심식사를 위해 이곳저곳 다니며 보니 많은 사람들이 주변 사람 전혀 의식하지 않고 길거리에 서서 또는 아무데나 자신들 편하게 앉아서 햄버거나 샌드위치, 빵 등을 먹는 것이었다. 미국인들이 매우 실용적이고 합리적이라고 하는데 식사하는 모습에서 그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샌프란시스코 베이 유람선을 탄 후 샌프란시스코의 상징물이라 할 수 있는 금문교로 갔다. 1933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1937년에 완공된 금문교는 1996년 미국토목학회(ASCE)가 선정한 현대 토목건축물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건설 당시 기술적으로 건설이 불가능하다고 하여 반대가 매우 심했다고 한다. 그 당시에 우리나라는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허덕이고 있었는데 미국에서는 이런 건축물을 건축했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금문교를 지나 인근의 소살리티로 갔다. 부자들이 은퇴하고 가장 살고 싶어 하는 곳이라는 소살리티는 정말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우리나라에 그런 곳이 있다면 꼭 살고 싶은 곳이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마치 지상 낙원 같은 곳이었다.
◉ 7일(서부관광 마지막 날)-캘리포니아 17마일 해안, 덴마크 민속촌 솔뱅
서부관광 마지막 날에는 캘리포니아 17마일 해안 관광으로 시작하였다. 17마일 해안은 캘리포니아 주 몬터레이 인근에 있는 사설 해안 도로이며 퍼시픽 그로브(Pacific Grove)와 카멜(Carmel)을 잇는 17마일 구간이다. 관광회사인 페블 비치 사(Pebble Beach Corporation)가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스패니시 만(Spanish Bay)을 따라 해안선에 인접해 건설되었으며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델몬트 숲(Del Monte Forest)을 비롯하여 포인트 조(Point Joe), 버드 록(Bird Rock) 등 관광 명소가 많다. 페블 비치 골프 링크(Pebble Beach Golf Links) 등 골프장도 많다. 페블 비치 골프장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골프장 중 하나이다. 날씨도 매우 시원했다. 여유만 있다면 매년 여름을 이런 곳에서 보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보았다. 문제는 페블 비치 호텔의 하루 숙박료가 500달러 이상이라는 것이다.
17마일 관광을 마치고 덴마크 민속촌 솔뱅으로 갔다. 솔뱅은 1911년 덴마크에서 건너온 이주자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세워진 마을이다. 덴마크 풍의 식당과 상점·빵집·레스토랑 등이 있고 대부분의 건물이 전통적인 덴마크 스타일로 건축되어 있다 이솝우화의 작가인 안데르센의 동상과 인어공주 상, 네덜란드 풍차 등이 시내 중심가에 있다.
미국 서부지역을 여행하면서 가이드를 통하여 미국 사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 중 매우 의미 있는 것 한 가지는 미국인들은 매우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학교 진학할 때도 무조건 명문학교를 선택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필요한 지식을 배울 수 있는 학교를 선택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미국에 명문학교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처럼 무조건 서울대나 SKY대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직업이나 직장을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다. 대기업 위주의 유명한 회사만 선호하지 않고 자신이 즐겁게 일할 수 있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으며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곳이라면 그 기업의 규모나 인지도 등은 문제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명문대 출신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생각하기 어려운 곳에서 우리나라 사람 기준으로 어울리지 않는 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이런 사회가 되면 좋겠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명문대 출신을 우대하는 풍토가 사라져야 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줄어드는 등 기업의 직원 채용 문화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이것으로 미국 서부 지역 관광이 끝났다. 관광을 마치고 숙소로 오니 미국에 도착한 날 만났던 최세영(고53회) 동문이 저녁을 사주시겠다고 전화를 하여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럭비선수 출신인 최세영 동문은 골프에도 관심이 많아 지역 방송 골프해설자로도 활동하고 있었는데, 그날도 골프해설이 예정되어 있는데도 우리를 위해 시간을 내주셨던 것이다. 최세영 동문께 감사드린다. 또 이번 서부지역 관광을 위해 비용 지원을 해주신 시카고 정영진(고37회) 동문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4. 시카고 관광(8월 1일~3일)
◉ 1일-도착 및 시카고 리버 유람선 관광
8월 1일 아침 8시 29분발 United 항공편을 이용하여 LA를 출발하여 오후 2시 40분(시카고 시각)에 시카고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나오니 이번 은사초청 행사를 총괄한 안승욱(고58회) 동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안승욱 동문이 우리를 시카고 중부시장 한인 식당으로 데리고 가 점심을 사주셨다. 식사를 마치고 시카고 리버와 미시간호를 왕래하는 유람선 관광을 했다. 운하 형태의 강 양쪽으로 유명한 빌딩들이 들어서 있다. 트럼프 타워, 리글리 빌딩, 트리뷴 타워, 마리나 시티, IBM 빌딩, 시어스 타워 등. 하지만 무엇보다 장관을 이룬 것은 미시간 호였다. 담수호라 하지만 그 규모가 길이 494km, 너비 48~193km나 되어 마치 바다같이 보이는 미시간 호는 가히 장관이었다. 앞으로 세계는 물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될 텐데 미국은 미시간 호를 비롯한 거대한 5대호를 보유하고 있어서 참으로 복이 많은 나라라고 생각되었다. 유람선 관광을 마치고 식당으로 이동하여 저녁식사를 하였다. 한참 식사를 하는데 식당에서 일하고 있던 종업원이 인사를 한다. 2002년 졸업생 최원준 군이었다. 졸업생을 이렇게 만나다니 매우 반가웠다. 안승욱 동문이 최원준 군에게 동문회를 소개하고 앞으로 동문회에 참여하라고 권유도 하였다.
◉ 2일-시내 관광(보타닉 정원, 과학산업박물관), 동문들과 저녁식사
안승욱 동문의 안내로 시내 관광을 하였다. 주요 내용으로는 오전에 보타닉 정원을 보았고 오후에는 과학・산업박물관을 관람하였다. 보타닉 정원은 일본식 정원, 식물원, 분재원 등 여러 가지 테마로 꾸며놓은 매우 아름다운 정원이다. 서울의 마곡 개발 지역에도 보타닉 공원을 조성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 공원의 모습을 마음속으로 그려보기도 하였다. 시카고 과학・산업박물관은 북미 최초로 체험형 전시를 도입해 자연 현상과 과학 기술 등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한 박물관이다. 미국 7대 박물관 가운데 하나이며 과학 기술과 자연 현상 등을 모형 실험과 샘플들을 통해 체험하고 원리를 이해하도록 꾸며져 있다. 이곳은 75개의 전시실을 갖추고 있고, 전시물도 8000여 점에 이른다. 워낙 규모가 크기 때문에 주제별로 나누어 관람료를 받고 있으며, 본인이 원하는 주제를 선택하여 관람할 수 있다. 특히 그곳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에게 큰 타격을 준 독일 잠수함 ‘U-505’도 전시되어 있다. ‘U-505’ 잠수함을 보면서 그 당시 그런 무기를 생산해낸 독일의 기술도 놀라웠지만, 미국의 입장에서는 치욕의 역사가 될 수도 있는 그런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것이 더 놀라웠다. 우리나라에서는 옛 중앙청 건물을 일제의 잔재라 하여 철거하였는데 대조가 되었다.
시내 관광을 마치고 동문들이 기다리고 있는 식당으로 갔다. 식당에는 은사 초청을 태동시키고 매년 재정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시는 정영진(고37회) 동문을 비롯하여 10여 분의 동문들이 미리 와 계셨다. 특히 양정의숙 엄규백 이사장님 동생 내외분도 계셨고, 김정수 교장 선생님도 자리를 함께 하셨다. 우리 두 사람이 양정에서 가르친 적이 있는 이효민(2003년 중 졸, 2006년 고 졸) 군도 만났는데 매우 반가웠다. 이 자리에서는 김정수 교장선생님께서 정영진 동문께 감사패를 증정하기도 하였다. 식사를 하면서 많은 이야기들을 주고받았다. 특히, 정영진 동문께서는 우리나라가 과거에 비해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 잘못하고 있는 것이 3가지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첫째, 감사하다는 말을 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크건 작건 남에게 도움을 받으면 감사하다고 말해야 하는데 한국인들은 마음속으로는 감사한 마음을 가질지 모르지만 그것을 표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울러 은사 초청 행사에 참여한 교사들이 한국으로 돌아가면 그 뒤로 소식을 듣지 못하니 교육 현장에서 피드백을 얼마나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하셨다. 둘째, 잘못했을 때 상대방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먼저 미안하다고 하면 모든 잘못이 자신에게 있다고 인정하는 줄 아는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셋째, 불필요하게 남의 일에 끼어든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 모두 매우 의미 있는 말이라고 생각되었다. 엄규백 이사장님 동생께서는 미국인들의 애국심에 대해 말씀하셨다. 미국인들은 자신이 미국인이라는 것에 대해 자부심이 매우 강하고 그만큼 애국심도 강하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프로야구 등 미국 국내에서 실시되는 각종 스포츠 경기를 할 때에도 항상 모두 일어나 일제히 자랑스럽게 애국가를 부른다고 한다. 물론 애국가를 잘 부르는 것만으로 애국심이 강하다는 것은 아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미국인들은 자동차나 가정 집 또는 사무실 건물 등에 성조기를 걸어두는 경우가 많은 데 이것도 관련이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쁘신 중에도 시간을 내어 안내해주고 시카고 관광을 시켜준 안승욱 동문을 비롯하여 시카고 동문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 3일-안승욱 동문의 안내로 오전 6:50발 Canada 항공편으로 토론토로 이동
5. 토론토 관광(8월 3일~5일)
◉ 1일-CN타워 등 시내 관광, 동문들과 저녁식사
오전 6:50발 Canada 항공편을 이용하여 8월 3일 낮 12시 30분(토론토 시각)에 토론토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 도착하니 정상섭(고54회) 동문과 이동훈(고57회) 동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함께 근처 식당으로 이동하여 식사를 했다. 식사 중에 뉴욕에 거주하는 방현석(54회) 동문이 합류하였다. 우리를 위해 특별히 뉴욕에서 토론토로 오신 것이다. 후에 알고 보니 정상섭 동문과 방현석 동문은 참으로 보기 드문 우정이 돈독한 사이이며, 서로 상대방을 치켜세워주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매우 본받을 분들이라고 생각되었다. 특히, 정상섭 동문은 모든 비용을 혼자 지불하려고 하고 방현석 동문은 자신에게도 기회를 달라고 하면서 옥신각신하는 모습이 매우 보기 좋았다. 방현석 동문에 의하면 정상섭 동문은 다 잘하는데 한 가지를 못한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NO’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며, 앞으로는 ‘NO’라는 말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식사 후 토론토의 상징물이라 할 수 있는 CN타워로 이동하였다. CN타워는 매년 200만 명 이상이 찾아오는 유명한 관광지이며 총 높이가 553m에 이른다. 7층으로 이루어진 원형의 스카이포드에서는 토론토 전역을 한눈에 볼 수 있고, 특히 높이 447m에 위치한 전망대에서는 맑은 날이면 120㎞ 떨어진 나이아가라폭포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우리가 방문한 날에는 짙은 안개 때문에 멀리까지는 볼 수 없었다. 시내 관광을 마치고 동문들이 기다리고 있는 식당으로 이동하였다. 식당에 도착하니 여섯 분의 동문들이 미리 와 있었다. 함께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LA, 시카고와 마찬가지로 젊은 동문들이 없어서 아쉽다고 하였고, 현재는 공식적으로 동문회가 존재하지 않지만 앞으로 정식으로 동문회를 조직하여 활성화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식사 후 인근에서 정영식(고61회) 동문이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으로 이동하여 더 이야기를 나누었다.
◉ 2일-나이아가라 폭포
정삽섭 동문과 방현석 동문의 안내로 나이아가라 폭포를 다녀왔다. 한번 꼭 보고 싶었던 폭포이며, 영상으로만 보고 말로만 듣던 폭포를 직접 보니 그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폭포 바로 아래까지 왕래하는 유람선을 타고 바로 아래까지 가 보았으며, 지상부에서도 폭포 바로 옆까지 가서 보았다. 지상부의 폭포 바로 옆에서 폭포를 내려다보니 마치 폭포에 휩쓸려 빨려들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센 물살로 인해 폭포의 벼랑 면이 침식되어 매년 폭포의 벼랑이 몇 십 센티씩 후퇴한다고 하니 먼 훗날 후손들은 어떤 모습의 폭포를 보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다. 폭포 관광을 마치고 다시 토론토로 돌아와 랍스터 요리 전문점에서 동문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였다. 요리 값이 꽤 나갔을 텐데 모두 배불리 먹고도 음식이 남았다.
우리들을 위해 귀한 시간 내어 안내해주시고 비싼 음식까지 대접해주신 정상섭, 방현석 동문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 3일-워싱턴 DC로 이동
정상섭 동문의 안내로 오전 10:45발 Canada 항공편으로 워싱톤 DC로 이동하였다. 호텔에서 공항이 가깝고 공항 셔틀버스도 이용할 수 있으니 방현석 동문과 함께 직접 공항으로 가겠다고 전날 정상섭 동문께 간곡히 말했지만 정상섭 동문이 먼 길을 달려와 우리를 공항까지 안내한 것이다. 특히, 이날은 정상섭 동문의 65회 생일날이기도 하였다. 겸손히 그리고 끝까지 우리들을 위해 애써주신 정상섭 동문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6. 워싱턴 DC 관광(8월 5일~7일)
◉ 1일-조지 워싱턴 저택 등 시내 관광
낮 12시 30분 경 워싱턴 DC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 도착하니 부부 치과 의사인 김응환(고71회) 동문 부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김응환 동문 부부와 함께 포토맥강 강변에서 점심식사를 하고나서 동문 부부의 안내로 조지 워싱턴 저택 등을 돌아보았다. 조지 워싱턴 저택은 단순한 저택이 아니라 미국 역사의 한 현장을 모아 놓은 역사 박물관 같았다. 워싱턴의 집무실 등이 있는 본체 외에 남녀 노예 숙소, 정원사 집, 마구간, 소금집, 직물을 짜는 방적실, 심지어 대장간 등 당시 생활상을 두루 엿볼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이 함께 있었다.
김응환 동문 부부와 함께 다니면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서울대 치대 캠퍼스 커플인데다 미국 유학 후 한국에 돌아가 교수를 꿈꾸다 미국에 눌러 앉게 된 부부이어서 그런지 매우 학구적이고 특히 교육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김응환 동문 부부로부터 들은 이야기 중 중요한 몇 가지를 정리해 본다. 먼저 미국에서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교육할 때 각 개인이 지니고 있는 잠재적 능력을 최대한 계발하고 발휘하도록 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에서 경시대회를 개최할 때 능력별 수준별로 다른 이름으로 대회를 개최하되 상은 상급 수준과 저급 수준을 구분하지 않고 똑같이 수여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저급 수준에서 상을 받은 학생도 긍지와 자부심 및 자신감을 갖고 더 열심히 노력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나이가 들어 이 학생에게 판단능력이 생겨 자신이 초등학교 때 받은 상이 무엇이라는 것을 알 수도 있지만, 이때는 이미 이 학생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기 때문에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하여 각자 개인이 지니고 있는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역할이 철저히 구분되어 있는 미식축구가 미국에서 인기 있는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고도 하였다. 그리고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끊임없이 서로 대화를 하여 부모와 자식 간에 교사와 학생 간에 그리고 친구 간에 소통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특히 식사 시간은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라고 한다. 이 부부가 처음 미국에 왔을 때 가장 힘들었던 것 중의 하나가 식사 중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식사 중 이 부부의 아들이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계속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엄마가 아들에게 식사하면서 왜 계속 이야기를 하느냐고 지적하자, 아들의 누나인 딸이 정색을 하며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지금 동생이 엄마에게 대화를 요청하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그에 응대해주는 것이 중요하지 빨리 식사하는 것이 더 중요하냐?”고 말이다. 딸에게 그 소리를 듣고 아이의 엄마는 뜨끔했다고 한다. 김응환 동문 부부에게 들은 말 중에는 미국에도 우리나라 강남 8학군 같은 곳이 있다는 것도 있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말이다. 경쟁이 있는 곳에는 어느 나라나 비슷한 현상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또, 미국은 합리적인 국가이기 때문에 실력이 있으면 인종이나 출신국가와 관계없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주류 집단이 백인이기 때문에 비슷한 수준에서는 백인에게 경쟁에서 밀릴 수 있지만 능력이 크게 앞선다면 취업이나 그 어떤 일을 할 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한편 김응환 동문의 부인께서 값싸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쇼핑센터까지 안내하여 생활 용품을 값싸게 구입하기도 하였다. 공부만 하여 살림에는 관심이 없을 줄 알았는데 김응환 동문 부인께서 알뜰한 한국 아줌마의 끼를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여러 면으로 많은 도움을 준 김응환 동문 부부께 감사드린다.
◉ 2일-루레이 동굴, 동문들과 저녁식사
한스관광을 이용하여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아름다운 동굴인 루레이 동굴에 갔다. 동굴로 가는 도중에 동화책 등에서 보던 아름다운 언덕 위의 집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루레이 동굴은 100만 년 전에 지하 석회암층을 지나는 지하수가 석회암 성분을 녹이면서 생겼다고 한다. 9~43m 높이의 여러 동굴로 이루어져 있으며, 동굴 안에는 종유석·석순·지하폭포·지하호수 등이 잘 발달하여 있다. 커텐 모양의 종유석과 1954년 리런드 스프링클(Leland Sprinkle)이 3년간 제작한 세계 최대 규모의 종유석 파이프오르간이 동굴 안에 있는 것 등이 인상적이었다.
동굴 관광을 마치고 동문들이 기다리고 있는 식당으로 갔다. 식당에 가니 홍철(고48회) 회장님을 비롯하여 10여 명의 동문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그 중에는 과거 양정고에서 음악교사로 근무하셨다는 황석현 선생님도 계셨다. 황 선생님은 김광섭 교감 선생님의 외삼촌이시기도 하여 두 분은 오랜만에 매우 반갑게 만났다. 식사를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 중 미국의 사원 채용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미국에서는 사원을 채용할 때 철저히 업무 능력을 보고 채용한다고 한다. 이력서에도 사진을 붙이지 않고 가족 관계 등 업무와 관계없는 것은 전혀 기입하지 않는다고 한다. 추천서와 1인당 2시간 이상 심층 면접을 통해 업무 수행 능력을 철저히 검증하여 선발한다. 따라서 출신 대학이나 출신 지역, 가족 관계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철저히 업무 수행 능력에 따라 사원을 채용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업무 수행 능력도 보겠지만 학연, 지연, 혈연 등 업무 수행 능력과 직접 관계없는 것들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전국의 모든 학생들이 무조건 서울의 명문대로 몰리고 있다. 이것이 수도권 인구 집중 등 많은 부작용 및 국가적 낭비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는 본사에서 일괄적으로 사원을 채용하여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팀장이 수시로 필요한 사람을 채용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팀장이 아무나 채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업무성과가 떨어지면 팀장이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지 뽑을 수도 있지만 필요 없으면 언제든지 해고하기도 한다. 철저히 업무 능력을 보고 사원을 채용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무한 경쟁 체제이기 때문에 누구나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은 경제적 효율성 및 생산성 면에서는 좋을지 모르지만 좀 삭막하게 느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문재인 정부에서 공기업을 시작으로 사원 채용 시 이력서에 사진을 붙이지 않도록 하고 브라인드 채용을 하도록 했다는데 그것이 생각났다. 그리고 이 제도가 하루빨리 전 업종으로 확대되었으면 좋겠다.
◉ 3일-링컨기념관, 한국전 참전 용사 추모 조형물, 베트남전 참전용사 추모 조형물, 백악관,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 항공우주박물관 등, 필라델피아로 이동
오늘도 한스관광을 이용하여 관광을 하였다. 오늘 본 것은 링컨기념관, 한국전 참전 용사 추모 조형물, 베트남전 참전용사 추모 조형물, 백악관,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 항공우주박물관 등이다. 오늘 본 것 중에는 한국전 참전 용사 추모 조형물이 인상적이었다. 19명의 무장 군인이 판초의를 입고 서 있었는데, 조형물이 19개인 이유는 19개의 조형물이 벽면에 비치도록 하여 실물과 그림자를 합하면 38이 되므로 38선을 상징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자연사 박물관에는 불행을 가져오는 다이아몬드로 유명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고가 다이아몬드 중 하나인 호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수많은 진귀한 것들이 전시되어 있다. 항공우주박물관에는 다양한 실물 항공기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특히 달 탐사선 실물도 전시되어 있다. 미국에는 초대형 박물관이 곳곳에 있어서 매우 부러웠다. 거리가 좀 떨어져 있었지만 백악관도 보았다. 이날 백악관 앞 거리에는 폴리스 라인이 설치되어 있었다. 평소에는 폴리스 라인을 설치하지 않는다고 하니 아마 무슨 집회가 있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단 한 사람도 폴리스 라인을 침범하는 사람이 없었다. 미국을 다니면서 본 것 중 인상적인 것 중의 하나가 법과 질서가 엄격히 지켜지고 있는 것이었는데, 이곳에서도 그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이것은 우리나라와 크게 대조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미국인들은 왜 법과 질서를 잘 지키는 것일까? 우리와는 무슨 차이가 있나? 이것에 대해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았다. 그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원주민들도 있지만, 미국인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역사와 문화가 서로 다른 다양한 국가로부터 들어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질서 유지를 위해서 엄격한 법과 제도가 필요했고 또 그 법을 독립 초기부터 엄격히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었다. 미국인들이 본래부터 질서의식이 강한 것이 아니라 엄격히 법을 적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하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워싱턴 DC 관광을 위해 도와주신 홍철 회장님을 비롯하여 김응환 동문 부부, 숙소인 호텔을 세심하게 챙겨주신 김홍종 동문 등 모든 동문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워싱턴 DC 관광을 마치고 열차역으로 가서 저녁 6시 출발하는 열차를 이용하여 필라델피아로 이동하였다.
7. 필라델피아 관광(8월 7일~9일)
◉ 1일-동문회 참석, 고영철(고43회) 동문 댁에서 만찬 및 민박
저녁 6시에 워싱턴 DC에서 출발한 열차는 저녁 8시에 필라델피아에 도착했다. 역에서 나오니 안병민(고58회) 동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안병민 동문을 따라 고영철 동문댁으로 갔다. 필라델피아 교외에 위치한 고영철 동문 댁은 넓은 대지 위에 곱게 잔디가 깔려있는 전형적인 전원주택형의 2층 양옥집이었다. 집 뒤로는 작은 강물도 흐르고 있는 매우 아름다운 좋은 집이었다. 고영철 동문댁에는 우리가 도착하기 전 이미 심용섭(고39회) 회장님을 비롯하여 다섯 분의 동문들이 도착하여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에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 중에 한 동문이 학교에서 애교심과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 어떤 교육을 하느냐고 물으신다. 이에 삼일절이나 현충일 등에 이루어지는 계기교육이나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에 따라 교육하는 것은 있지만 그 외 애교심이나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 특별히 다른 교육은 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렇게 대답을 하고 나니 영 마음이 편치 않다. 왜냐하면 애국심, 애교심 교육은 사회과와 관련된 것이라 할 수 있고 내가 바로 사회과 교사이기 때문이다. 미국에 오기 전에, 미국 사람들은 우리보다 개인주의 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애국심 같은 것은 우리보다 훨씬 약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미국에 와보니 미국인들이 우리보다 애국심이 훨씬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 이유가 무엇인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대화를 마치고 고영철 동문 댁에서 잠을 자게 되었다. 호텔이 아닌 동문 댁에서 잠을 자려니 조심스럽기도 했지만 미국의 가정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잠을 청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고영철 동문 부인께서 연로하신데도 불구하고 일찍 일어나셔서 맛있는 김치두부찌개까지 끓여 놓고 우리를 기다리셨다. 김치찌개 냄새가 매우 향기롭게 풍겼고 빨리 먹고 싶었다. 사실 나는 매운 음식은 잘 먹지 못한다. 그런데 그날은 찌개 향이 매우 좋아 빨리 먹어보고 싶었던 것이다. 드디어 식사 시간이 되어 찌개를 먹게 되었다. 향기만큼이나 맛이 정말 좋았다. 정말 오랜만에 맛있게 먹어보는 김치찌개였다. 좋은 음식과 좋은 잠자리를 제공해주신 고영철 동문 내외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 2일-시내 관광, 안병민 동문 댁에서 민박
안병민 동문의 안내로 필라델피아 관광을 하였다. 필라델피아는 미국의 건국과 관련된 역사적 유적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다. 먼저 밸리 퍼지로 가서 조지 워싱턴 부대의 부대 막사 및 지휘본부를 둘러보고, 시내로 들어와 독립 기념관, 자유의 종, 필라델피아 시청 등을 둘러보았다. 안병민 동문께서 독립선언서에 서명할 때 사용했던 깃털 펜을 선물로 사주기도 하였다. 시내 관광을 마치고 로렌스빌고등학교와 프린스턴대학교도 가보았다. 두 학교 모두 명문 사립학교이다. 로렌스빌고등학교의 경우 우리와 같은 고등학교지만 큰 규모와 좋은 시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두 학교 모두 학교 시설의 대부분을 졸업생들의 기부금으로 마련하였다는 점이다. 프린스턴대학교의 건물을 보니 건물마다 기부자의 이름 또는 기부자의 졸업년도가 새겨져 있었다. 참 부럽기도 하고 보기가 좋았다. 학교에서는 많은 돈을 투자하여 학교 시설을 개선하거나 우수한 교원을 초빙하고, 그 속에서 공부하여 성공한 학생들은 다시 학교에 많은 돈을 기부하는 것이 선 순환하여 학교는 나날이 더 발전한다고 한다. 유적지 및 학교를 안내하면서 안병민 동문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오늘날 미국이 세계 최 강대국이 된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미국 사회의 ‘완전 무한 자유 경쟁 체제’라는 것이다. 학교의 경우에도 학교에서 많은 돈을 투자하여 최고 첨단 시설을 갖추고 우수한 교원을 확보하면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들어 자연스럽게 명문학교가 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정부가 통제하는 한국의 교육 현실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 앞서 김응환 동문 부부가 말한 것처럼 안병민 동문도 미국에서는 누구든지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고 실력만 있으면 누구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하였다. 백인들과 경쟁하여 이기는 것이 쉽지 않지만 노력하여 실력만 쌓는다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광을 마치고 프린스턴대학 부근에서 저녁식사를 한 후 안병민 동문 댁으로 이동하였다. 과일과 음료수를 마시면서 계속해서 미주 동문회 이야기, 국내 학교 소식, 미국 사회 이야기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 밤 12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었다.
◉ 3일-시내 관광, 뉴욕으로 이동
아침 일찍 안병민 동문이 사업장에서 업무상 사람을 만날 일이 있어서 일찍 함께 나왔다. 안병민 동문 사업장으로 가서 안 동문은 사람을 만나고 우리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잠시 후 안 동문과 합류하여 작업장 주변을 산책하며 설명을 들었다. 안 동문은 한때 어느 미술대학 캠퍼스로 사용되던 건물을 다른 투자자와 함께 매입하여 개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작업장에서 나와 다시 필라델피아 시내로 가 필라델피아의 옛 정취가 풍기는 지역으로 갔다. 서울의 북촌이나 서촌 같은 곳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물론 서울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곳을 둘러보고 차이나타운에서 점심을 먹고 12시 30분에 버스를 타고 뉴욕으로 향하였다. 바쁘신 중에도 우리를 위해 시간을 내어 안내해주고 잠자리까지 제공해줌은 물론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신 안병민 동문께 감사드린다.
이렇게 필라델피아 관광도 끝났다. 필라델피아 관광을 위해 도와주신 심용섭(고39회) 회장님을 비롯하여 모든 동문들께 감사드린다.
8. 뉴욕 관광(8월 9일~12일)
◉ 1일-방현석(고54회) 동문 댁에서 만찬
필라델피아에서 낮 12시 30분에 뉴욕행 버스를 타고 출발하여 2시간 후인 2시 30분에 뉴욕에 도착했다. 뉴욕에 도착하니 토론토에서 뵌 적이 있는 방현석 동문께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방현석 동문께서 뉴욕 일정을 간단히 설명한 후 방현석 동문과 함께 호텔로 이동하여 잠시 휴식을 취했다. 다시 방현석 동문과 함께 방현석 동문 댁으로 이동하였다. 이동하면서 방현석 동문께서 미국 사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중 중요한 몇 가지를 적어본다. 우선 미국인들은 매우 실용적이고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남을 의식하지 않고 철저히 자신의 실리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즉 한마디로 자기 멋으로 산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남에게 불편을 주거나 피해를 주는 행동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옷을 구입할 때도 무조건 명품을 구입하지 않고 자신에게 필요한 편한 옷을 사 입는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서는 옷차림 등 겉 모습을 보고 사람을 판단하면 크게 실수할 수 있다. 방현석 동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 중 매우 인상적인 또 다른 하나는 장사나 사업을 할 때도 철저한 룰(규칙)이 있다는 것이다. 상가가 들어설 수 있는 곳이 법으로 철저히 제한되어 있고, 어떤 업종의 업소가 어느 지역에서 장사가 잘 되어 돈을 많이 벌 때 절대로 다른 사람이 인근에 동종의 업소를 시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어떤 사람이 어떤 장사를 하여 돈을 잘 벌면 우후죽순 격으로 인근에 같은 종류의 업소가 생겨 모두 어려워지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데 매우 대조적이었다.
필라델피아의 고영철 동문, 안병민 동문의 집과 마찬가지로 방현석 동문의 집도 넓은 대지 위에 곱게 잔디가 깔려 있는 2층 양옥집이었다. 집 앞에는 넓은 호수가 있고 마침 큰 고니가 노닐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미국에는 어떤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2층집이 많은 것 같았다. 잠시 후 뉴욕지부 이득배(고50회) 회장님 부부가 도착했다. 이렇게 하여 방 동문 부부, 이 회장 부부, 우리 두 사람까지 6명이 함께 식사를 하였다. 식사를 하면서 뉴욕 동문회 소식 등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귀한 대접을 해주신 방현석 동문 부부께 감사드린다.
◉ 2일-시내(맨해튼) 관광,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뮤지컬 라이온 킹 관람
아침에 이득배 회장님이 호텔 근처 한식당으로 우리를 데리고 가 아침을 사주셨다. 이득배 회장님은 우리가 뉴욕에 머무르는 동안 3일 내내 아침에 일찍 오셔서 우리들에게 아침을 사주시고 숙소인 호텔도 섬세하게 챙겨주셨다. 이득배 회장님은 평소 매우 열심히 사시고, 동문회를 위해서도 많은 기여를 하신다고 들었는데, 항상 겸손하게 주변 사람들을 섬기시는 모습이 매우 존경스러웠다. 아침 식사 후 방현석 동문의 안내로 박중련(고59회) 동문을 만나 맨해튼 시내 관광이 시작되었다. 박 동문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트럼프 빌딩(트럼프 사가)을 비롯하여 시내 주요 빌딩 및 명소를 두루 안내해 주었고 사진도 많이 찍어주었다. 그리고 나서 센트럴파크 공원을 지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으로 갔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명성만큼이나 정말 대단했다. 200만 점 이상이 전시되어 있어서 모두 보려면 여러 날이 필요하다. 안내문을 보니 아시아관이 있다. 혹시 우리나라 작품도 있을까 궁금했다. 입구에서부터 대충 둘러보면서 아시아관 쪽으로 갔다. 아시아관에 가니 중국, 일본, 동남아 국가 작품들만 보인다. 약간 실망하여 더 들어가니 한국관이 있다. 매우 반가웠다. 장승업의 ‘청동기와 화초가 있는 정물화’(병풍) 등 400여 점이 독립된 공간에 전시되어 있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1998년 6월에 개관하였다고 한다. 비록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기쁘고 뿌듯했다. 한국관을 나와 여기저기 다니며 보니 눈에 익은 작품도 가끔 눈에 띈다. 미술관을 나와 저녁식사를 하였다. 식사 자리에는 박중련 동문이 연락하여 2001년 고등학교 졸업생 박진영 군도 동석하였다. 미국 은행에 근무한다는 박군은 내가 가르친 학생이라 더욱 반가웠다. 식사를 마치고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라이온 킹’을 관람했다. ‘맨해튼 브로드웨이’, 이곳에서 내가 뮤지컬을 보다니 꿈만 같다. 처음에는 1인당 관람료가 200달러나 되어 비싸지 않나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보니 그만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되었다. 큰 무대와 최신식 무대 장치, 수많은 등장인물, 수많은 소품 등을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대형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등을 보니 미국인들이 부러웠다. 바쁜 중에도 우리를 위해 시간을 내어 안내해 준 박중련 동문께 감사드린다.
공연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밤늦은 시각(밤 11시 다 된 시각)인데도 이득배 회장님이 또 우리를 기다리신다. 우리를 호텔로 데려다주기 위해서 말이다. 정말 고마운 분이다.
◉ 3일-시내(맨하탄) 관광, 유람선 투어(자유의 여신상),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동문들과 저녁식사
아침을 먹고 오늘은 동부관광을 따라 두 번째 뉴욕 시내 관광에 나섰다. 맨해튼 시내 주요 빌딩 및 명소를 둘러본 후 유람선을 타고 자유의 여신상 등을 보았으며, 마지막으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전망대로 올라가 맨해튼 시내를 조망하였다. 끝도 잘 보이지 않을 만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이 솟은 대형 빌딩들을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86층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니 한눈에 모두 보였다. 유명한 무역센터 빌딩도 한눈에 들어왔다.
시내 관광을 마치고 뉴욕 동문들이 모여 있는 식당으로 갔다. 식당으로 가니 많은 동문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미국 방문 지역 중 가장 많은 19명의 동문들이 참석하였다. 내가 가르친 최성헌(고75회) 군도 와 있었다. 식사를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참석자도 많았지만 분위기가 매우 활발했다. 양정교가도 불렀다. 모임이 끝난 후 하원영(고58회) 동문과 함께 호텔로 와 호텔로비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의 요지는 미주 동문회가 점점 약화되어 걱정된다는 것이다. 앞서 다른 지역에서 들은 것처럼 미주 지역으로 이민 오는 동문수가 점점 감소하고 있는데다가 젊은 동문들은 동문회에 관심이 적어 참석을 잘 하지 않으며, 참석하는 동문들도 사정이 예전만큼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은사초청 행사는 어떻게 해서라도 유지하고 싶고 또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4일-서울로 출발
방현석 동문의 안내로 공항으로 가서 8월 12일 오후 2시(뉴욕 시각)발 인천행 대한항공편으로 14시간 30분이라는 장시간의 비행 끝에 8월 13일 오후 5시 30분(한국 시각) 쯤 인천에 도착하였다. 이것으로 미주동문 초청 미주 방문이 모두 끝났다. 출발할 때 언제 돌아오나 했는데 20일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빡빡한 일정 때문에 피곤할 때도 있었지만 매우 보람 있고 값진 여행이었다. 우리들의 미주 여행을 위해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9. 맺는 말
미국 여행을 하면서 보고 들은 것을 요약 정리해 본다.
1) 미국은 자연적, 지리적으로 많은 좋은 것을 갖고 있는 복 받은 나라이다.
2) 미국이 강국이 된 것은 기본적으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데다가 거기에 더하여 그만큼 노력하여 이룬 것이다.
3) 미국은 기회의 땅이다.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는다.
4) 미국은 자유를 누리면서도 엄격히 법과 질서가 지켜지는 나라이다.
5) 미국인은 매우 실용적이며 합리적이다.
6) 미국인은 철저하게 능력을 중시한다.
7) 미국인들은 자신이 미국인이라는 것에 대해 자부심이 매우 강하고 그만큼 애국심도 강하다.
8) 미국에서는 학생들 교육할 때 각 학생들이 지닌 다양한 잠재력을 최대로 발휘하도록 하는 것을 가장 중시한다.
9) 미국에서는 가정이나 학교 그리고 사회에서 대화와 소통을 매우 중시한다.
10) 미국은 자유 무한 경쟁 사회이다.
11) 동문들은 모두 매우 성실하게 열심히 살고 있었다.